지난 토요일에 병원이 소재한 구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예방접종 센터에 파견 근무로 다녀왔다. 예방접종센터의 업무는 토요일에 휴가를 반납하고 다녀오는 지원의 성격인지라 나의 (작고 소중한) 주말은 없어지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 현장에서는 혼란을 겪고 있는 지금, 의료인이지만 코로나19 에 직접 도움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조금의 마음의 짐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일선에서 도움이 되고 개인적으로도 경험이 되면 좋을거 같아 지원하게 되었다.

백신 접종 파견 인력으로 선정된 후 한국 보건 복지 인력 개발원에서 16차수의 주제로 코로나 19 교육을 이수했다. 추가로 원내에서 제작한 코로나 19 교육 자료를 받아 보고 미리 공부를 했다. 그리고 질병관리청에서 시스템 이용 권한 승인을 받는다. 권한등록 받아야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접종 후 시스템과 서명칸에 접종자명에 이름이 등록이 된다. 교육 자료를 통해 코로나 19의 개요와 백신의 종류와 희석, 보관, 접종 방법, 효과에 대한 논문 거기에 접종 후 아나필릭시스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공부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신 접종 술기이다.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처방받아 주사액은 자가로 받아 남편을 포함해 가족들은 직접 내가 접종했다. 소수의 인원의 접종한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접종을 해본 적은 없다. 아무래도 병원을 대표해서 공식적으로 하는 업무에 연습이 더 필요할 거 같아 연습을 많이했다. 대학병원 주사실에서 근무했던 (우리에게 일명 주사신이라 불리는) 친구에게도 가르침을 하사 받았다. 거기에 남편 팔이 많이 희생 당했다.



접종센터에 출근하면 보건소 담당 선생님이 접종실을 배정해준다. 코로나 19 예방접종 등록시스템 등록 방법에 대해 한번 더 교육을 받는다. 교육을 받고 배정받은 접종실에서 알콜솜, 주사부위 데일밴드까지 정리해뒀다. 이후 접종 준비실에서 미리 백신에서 희석하고 배분한 주사기를 배분해준다. 미리 분주해놓은 화이자 주사기를 배분한 트레이에는 제조사, 제조번호, 언제 해동을 하고 희석을 했고 사용기간까지 카드까지 배송되었다. 어느새 대기 알람과 예진실 배정소리가 들린다. 이는 곧 접종이 시작된다는 소리.
참고로 파견나간 예방접종 센터에는 화이자 접종이 이루어졌다. 화이자의 경우에는 보관, 희석, 분주 방법이 까다롭기 때문에 영하 냉동시설이 갖추어진 대규모 병원급이나 예방접종 센터에서 이루어진다. 평일에는 대체적으로 1000명정도 주말에는 하루 평균 200~300명 정도 예약 접종이 이루어 진다. 주로 75세 이상 어르신, 보건 의료 관계자, 어린이집 보육교사등이 접종이 이루어졌다.

예진이 끝나고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은 후 접종실로 접종 대상자가 들어온다. 백신 주사를 맞기 전의 대상자들의 표정에는 남녀노소 구분할 것 없이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름과 주민번호를 확인한 후 등록시스템에는 입력하면 대상자 정보가 뜬다. 한번 더 확인을 하고 백신 제조사와 제조번호를 입력하고 접종자명에 내 이름을 기입하고 저장하면 백신 접종 시스템에 등록이 된다. 대상자가 예진실에서 미리 작성한 기록지에 마지막에 백신명, 제조번호, 접종자명 서명까지 작성한다. 이후 접종받을 팔을 선택하고 팔을 미리 사정한 후 백신 접종을 시행하였다.
순조롭게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지만 예상치 못한 사례도 있었다. 예방접종일은 어제였는데 착각해서 오늘 오신분, 이전에 코로나 19 접종 맞으러 왔는데 기저질환이나 현재 치료중으로 연기되었는데 다시 방문한 경우가 있었다. 다행히 여분 백신이 남아 오늘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 접종하고 난 후에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 언제 타이레놀을 먹어야 되는지 가장 많이 물어보았다. 접종하기 전에 타이레놀까지 먹고 왔다는 분들도 많아서 놀랬다. 이후 타이레놀은 백신 맞고 난 후에 증상이 나타날 때 복용하면 된다고 다시 한번 일러주었다.
4시간의 짧은 시간의 일정이였지만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였다. 예방접종 센터에서 예진, 준비, 접종, 증상 모니터링하는 의료인을 포함하여 안내와 설명하는 어르신과 대학생 자원봉사자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에 이루어지는 모습이 카뮈의 페스트가 생각났다. 소설 페스트 속에는 의사, 기록자, 기자, 신부, 공무원, 판사 등의 사회 여러 계층이 합심해 보건대를 구축해서 페스트에 맞서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 모습이 흡사 우리의 모습과 견주어 다를 바가 없었다. 우리가 모두 힘을 맞써 싸워 나가면 끝이 언제인지 모를 이 코로나 19 도 얼마 버티지 못할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