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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odie d Amour

간호사 일기 (27) -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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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일 지난 일기

 

한달 시간이 벌써 지났다. 설렘 뒤엔 익숙함,익숙함 뒤엔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과 태도가 유지되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 일에 무책임해지지 않으면서 매일 주어진 일을 잘해내고 싶다. 습관처럼 굴러가던 일을 잠시 멈추고, 처음 이 곳에 왔을때의 마음을 찾아본다. 오늘 내원 할 환자 명단에 치료력을 리뷰하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 노력하고 공부하는 일.

 

 

앤 타일러의 소설을 읽다 보니 문득 얼마 전에 본 동영상 하나가 떠오른다. 어느 나라의 제과점 같은 곳에서 선물용 과자 상자를 포장하는 중년 여성을 찍은 동영상이었다. 여성은 포장대 아래에서 종이를 꺼내 수백 번, 수천 번도 더 해본 일인 무심하고도 절도 있는 동작으로 포장을 시작한다. 가장자리를 살짝 접은 종이를 상자의 바닥에 깔고 접히게 될 부분에는 손날로 선을 긋는다. 그은 선대로 상자를 완전히 감싼 후 리본을 꺼내 정확한 길이로 잘라 묶어 마무리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는 망설임도, 머뭇거림도, 실수도, 오차도 없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단계 사이에는 물 흐르듯 유연한 몸놀림이 있다. 그래서 이 선물 포장은 얼핏 무용처럼 보이기도 한다. 포장지의 이쪽 끝을 떠나 저쪽 끝으로 향하는 여성의 팔은 부드러운 호를 그린다. 얼핏 태극권을 연마하는 사람처럼 보일 정도다. 그렇지. 어쩌면 이게 예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여성은 아주 잘하고, 더 잘해보려고 노력하다가 이 경지에 이르렀다. 지금 이 순간 여성은 자신이 포장하는 선물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하는 일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지도 않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지금 해야 할 일을 한다.

 

-한수희 작, [무리하지 않는 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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